빅뱅
뜨겁고 밀도 높은 시작에서 138억 년에 걸쳐 우주가 은하의 그물로 자라난 과정
단계별로
오늘의 우주
텅 빈 공동을 둘러싼 필라멘트 그물을 따라 늘어선 은하들: 빅뱅 후 138억 년의 우주입니다. 공간 자체는 지금도 늘어나며 은하들을 서로 멀어지게 합니다.
보이는 영역은 지름이 약 8억 광년입니다. 은하들은 폭이 1억 광년 이상인 공동 주위에 벽과 필라멘트를 이루며 모여 있습니다. 수백만 개의 은하를 지도로 만든 관측이 밝혀낸 무늬입니다. 여기의 그물은 지도가 아니라 단순한 모형으로 그린 것이라, 진짜와 닮았지만 진짜는 아닙니다.
먼 은하일수록 우리에게서 더 빨리 멀어집니다. 326만 광년마다 초속 약 67km씩 빨라집니다. 은하가 공간 속을 날아가는 것이 아니라, 은하 사이의 공간이 늘어나는 것입니다. 시계를 되감으면, 모든 것이 한때 빽빽하게 모여 있었을 것입니다.
시계를 되감으며
시간을 거꾸로 돌리면 은하들이 모여들고, 고른 기체로 녹아들며, 점점 더 뜨거워지는 빛 속으로 사라집니다. 중심은 없습니다. 어디에서 보든 모든 것이 똑같이 다가옵니다.
빅뱅은 공간의 한 점에서 일어난 폭발이 아니었습니다. 공간 자체가 모든 곳에서 동시에 더 작았고, 오늘날 우주의 모든 부분이 거기에 함께했습니다. 어느 은하를 골라도, 되감으면 다른 모든 은하가 그 은하로 다가옵니다. 우리 은하로 다가오는 것과 똑같이요.
오늘 우리가 볼 수 있는 모든 것은 지금은 지름이 930억 광년이지만, 빅뱅 후 1초에는 지름 약 18광년의 영역에 들어 있었습니다. 맨 처음 순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혹은 '이전'이 있었는지는 아직 아무도 모릅니다. 우리의 물리학으로는 우주가 태어난 지 이미 아주 짧은 시간이 지난 때까지만 거슬러 올라갈 수 있습니다.
첫 1초
100만분의 1초가 지났을 때 공간은 수조 도의 쿼크, 글루온, 빛으로 가득합니다. 약 10만분의 1초가 지나면 쿼크가 모여 양성자와 중성자가 됩니다.
오늘날 이렇게 뜨거운 것은 없습니다. 별의 중심조차도요. 우주 전체가 가장 작은 입자들의 진한 수프였고, 입자들이 너무 자주 부딪쳐 아무것도 뭉쳐 있을 수 없었습니다. 공간이 커지면서 우주는 식었고, 약 2조 도에서 쿼크가 셋씩 뭉쳤습니다. 양성자와 중성자입니다.
처음에는 중성자가 양성자만큼 많았습니다. 중성자가 조금 더 무거워서 식어 갈수록 드물어졌고, 1초가 조금 지났을 때 둘이 서로 바뀌기를 멈췄습니다. 양성자 6개에 중성자 1개입니다. 그때 중성미자는 이미 빠져나갔고, 지금도 공간을 채우고 있습니다.
처음 몇 분
약 3분에서 20분 사이에 양성자와 중성자가 융합해 헬륨이 되고, 결국 모든 보통 물질의 4분의 1이 헬륨이 됩니다. 그 뒤로는 우주가 너무 식어서 더 만들 수 없습니다.
양성자와 중성자는 먼저 중수소로 짝을 이루지만, 몇 분 동안은 빛이 아직 뜨거워 그 짝을 깨뜨립니다. 약 10억 도 아래로 식으면 짝이 살아남아 빠르게 헬륨으로 합쳐집니다. 거의 모든 중성자가 헬륨 원자핵 안에 들어갑니다.
그 결과, 질량으로 수소 약 4분의 3과 헬륨 약 4분의 1, 그리고 약간의 중수소와 리튬은 천문학자들이 가장 오래된 기체와 별에서 찾아내는 바로 그 비율입니다. 빅뱅이 실제로 일어났다는 가장 강력한 증거 가운데 하나이며, 그 일은 우주의 처음 20분 동안 일어났습니다.
빛나는 안개
그 뒤 37만 년 동안 우주는 원자핵, 전자, 빛으로 이루어진 빛나는 안개입니다. 빛은 전자에 튕기지 않고는 멀리 갈 수 없어서, 안개 너머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별 속에 있는 것과 같지만, 공간이 커지면서 점점 옅어지고 식어 갑니다. 물질과 빛이 서로 밀고 당기며, 안개 속으로 음파가 울려 퍼집니다. 음파가 남긴 잔물결은 약 10만분의 1로 아주 작으며, 여기서는 수천 배 강하게 그렸습니다.
안개는 천천히 수억 도에서 수천 도까지 식고, 그 빛은 식어 가는 별처럼 색이 바뀝니다. 청백색에서 노란색, 그리고 주황색으로요. 양성자나 중성자 하나마다 빛의 입자가 약 16억 개 있습니다.
안개가 걷히다
약 3000도, 빅뱅 후 약 37만 년에 전자가 원자핵에 자리 잡고 안개가 투명해집니다. 그때 풀려난 빛은 지금도 모든 방향에서 우리에게 도착합니다.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 복사입니다.
전자가 수소와 헬륨 원자에 묶이자 빛은 그 사이를 자유롭게 지나갑니다. 그 빛은 그 뒤로 줄곧 여행해 왔습니다. 커지는 우주에 늘어나 파장이 천 배나 길어진 채, 오늘날 절대영도보다 2.7도 높은 마이크로파로 도착합니다.
그 작은 잔물결, 하늘에서 지름 약 1도인 얼룩들은 모든 은하의 씨앗입니다. COBE부터 WMAP, 플랑크까지 인공위성들이 이를 자세히 지도로 그렸고, 실제 지도는 사진들 가운데 있습니다. 그 무늬는 우주의 나이와 우주가 무엇으로 이루어졌는지 알려 줍니다.
암흑시대
공간이 계속 커지면서 잔광은 붉어지고 희미해집니다. 수백만 년이 지나면 눈에 보이는 빛은 전혀 남지 않고 어둠뿐이며, 그동안 중력은 조용히 물질을 잔물결 속으로 모읍니다.
수백만 년 동안 하늘은 여전히 불씨처럼 흐릿한 붉은빛으로 빛났습니다. 그러다 그 빛은 적외선으로 넘어갔고, 우주는 어두워졌습니다. 아직 별은 없었고, 식어 가는 수소와 헬륨 기체뿐이었습니다.
어둠 속에서, 빛을 내지도 가리지도 않으며 보통 물질보다 다섯 배 무거운 암흑 물질이 잔물결 때문에 조금 더 조밀해진 곳으로 모여들었고, 기체도 그 뒤를 따랐습니다. 여기서는 파란색으로 그렸지만, 실제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첫 빛
1억~2억 년 뒤, 그물에서 가장 조밀한 매듭에서 첫 별들이 타오르고 첫 은하들이 모입니다. 그 빛은 주변의 기체를 천천히 걷어 냅니다.
첫 별들은 아마 거대하고 뜨겁고 수명이 짧았으며, 수소와 헬륨만으로 이루어졌을 것입니다. 아직 하나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빅뱅 후 3억 년도 채 되지 않아 이미 빛나던 은하들을 보았습니다.
젊은 은하들의 자외선은 주변 수소 원자를 다시 쪼갰고, 약 10억 년 무렵에는 은하 사이의 기체가 투명해졌습니다. 그 별들은 또 탄소에서 철까지, 나중에 별과 행성의 재료가 된 최초의 무거운 원소들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물이 자라다
수십억 년에 걸쳐 은하들은 그물을 따라 자라고 합쳐집니다. 태양은 빅뱅 후 92억 년에 생겨나고, 지난 60억 년 동안 공간은 점점 더 빠르게 커지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별은 우주가 20억~60억 살일 때 태어났습니다. 그 뒤로 별의 탄생은 약 10분의 1로 느려졌습니다. 우리의 태양과 지구는 약 46억 년 전, 앞선 여러 세대의 별들이 이미 풍부하게 만든 기체에서 생겨났습니다.
1998년 천문학자들은 멀리서 폭발한 별들이 예상보다 어둡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팽창이 빨라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를 일으키는 무언가, 암흑 에너지라 불리는 것은 오늘날 우주의 약 68%를 차지합니다. 그 정체는 물리학의 가장 큰 미해결 문제 가운데 하나로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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